여행일기

시코쿠여행기(1) 시코쿠 88개 사찰순례, 오헨로(お遍路)

옆집 사람 2010. 5. 28. 18:50

일본 시코쿠의 여행을 간것은 2009년 9월이었다. 여행을 갔다와서는 나처럼 낯선 곳으로 여행하고자 하지만 자료가 없어 애태우는 사람들을 위해 여행안내를 올려야지 했는데 나의 이 끝없는 게으름은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10달 가까이 시간을 보내고 다시 여행을 가고 싶어 몸이 쑤시기 시작하니 지난 사진을 들쳐보고 있는 중이다.

내가 가지고있는 정보는 "하찌주하치카쇼"라는 것 뿐이었다. 88개소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도 모르는 채 무조건 여행계획을 세웠다. 우리나라에서 구할 수 있는 자료는 2009년 7월에 출간되 경민선님의 "일생에 한번은 순례여행을 떠나라" 와 20페이지정도 밖에 안되는 론리플래닛의 자료가 전부였다. 거기다가 나는 일본어를 못한다 이런 열약한(?)자료만 가지고 무조건 시코쿠행 비행기를 탔다.

시코쿠까지는 아시아나항공이 다카마츠(高松)과 마쓰야먀(松山)으로 일주일에 3회 운행되고 있고 일주일휴가로 떠나는 일정이라 88개소를 모두 돌아볼 수는 없어서 몇군데만 가기로 하고 다카마츠에서 도쿠시마(德島)고 가서 1번절부터 시작하기로 하였다. 그 다음은 계획없이 가능한 만큼씩 움직일 생각으로 비행기는 다카마츠in 마쓰야마 out으로 예약을 했다.

다카마츠공항에는 다행이 한국어를 조금 할 줄 아는 승무원이 있었고 그 승무원의 도움으로 도쿠시마까지 가는 버스를 탈 수 있었다. 버스에는 한국어 안내문도 있어 다소 안심을 했다.

 

그러나... 안심을 여기까지.

다카마츠공항을 떠난 후 한국어는 물론 영어도 한 마디 적혀있지 않았다. 다카마츠에서 도쿠시마까지는 우선 다카마츠역행 버스를 타고 유메타운까지 간 다음에 유메타운에서 고속버스로 갈아타야 한다.

버스요금은 다카마츠공항 여행안내소에 물어보면 두 구간의 표를 같이 구입할 수 있다(1700엔)

다카마츠에 가서 하루정도 시간을 보내고 갈 생각이면 다카마츠역까지 가면 된다고 한다.

 

다음날 아침 일찍 도쿠시마역에서 반도역까지 가는 기차를 타고 갔다. 영산사입구까지 가는 길은 전통적인 일본가옥이 많았고 나팔꽃이 피어 있는 집이 많았다. 어렸을때에는 한옥에 살았는데 할머니가 마당에 나팔꽃을 잔뜩 심어 놓으셨던 기억이 새로왔다. 할머니는 꽃을 좋아하셔서 마당가운데 나팔꽃과 봉선화, 수세미같은 것을 많이 심어놓으셨었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영산사 입구에 왔다. 서양인 여행객들이 내가 사진찍는걸 보더니 이제 무슨 표시인가보라고 얘기하는 소리가 들렸다. 호기있게 뒤를 돌아보며 88개 사찰중 첫번째라는 표시라고 잘난척까지 하며 영산사로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