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이야기

정사

옆집 사람 2005. 9. 21. 21:12

마흔이라는 나이가 넘으면 아무 것도 할 수 없을 꺼 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그래서 마흔까지만 살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던 적이 있다. 아마도 초등학교를 다니던 때였던 것 같다. 그때 생각에 마흔이라는 나이는 그만큼 멀고 결코 내게 오지 않을 것만 같은 나이였었다.

“40은 생각보다 참 빨리 와요” 서현은 그렇게 말한다. 더 이상 그 누구도 사랑할 수 없을 것 같고 사랑 받지도 못하면서 그렇게 늙어 죽어갈 것만 같은 나이 마흔에 그녀는 우일을 만났다.  지겹도록 평온한 일상 속에서 가슴이 뛰는 것을 느끼게 해 주고 살아있음을 느끼게 해 주는 사람, 그 사람이 동생의 약혼자만 아니었으면, 자신이 아들이 있는 유부녀만 아니었으면 그 만남은 삶의 모든 것보다도 소중하기만 한 것이었다.

“ 당신은 왜 날 좋아하나요? 난 나이도 많고 아이도 있는데..” 서현은 자조적으로 말한다.

“ 그럼 당신은 왜 날 좋아하나요. 난 나이도 어리고 아이도 없는데..” 우일은 대답한다.

도덕과 관념으로는 이해 될 수 없는 사랑...  신혼 준비를 위해 집을 구하러 다니고 집을 채 울  가구를 사고 집을 장식할 그림을 보며 둘은 일상 속에서의 아련한 사랑을 느낀다.

그리고 불붙 듯 일어나는 열정 속에서도 항상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려고 하는 서현에게 우일을 말한다.

“이젠 아무도 당신은 사랑 할 수 없을텐데.. 아무도 당신을 거들떠 보지도 않을텐데.. 그렇게 늙어 갈텐데.. 늙어서 죽을텐데.. 지금.. 지금 ..말해봐요. 사랑한다고 한번만 말해봐요”


오늘 갑자기 서현의 마지막 대사가 떠오른다.

“이런 느낌을 알고나서도 모른 척 그냥 살 수는 없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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