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치레

옆집 사람 2005. 9. 17. 15:09
병치레


열이 오른다
몇 날 몇 일 열이 오른다
천장이 빙글 빙글 돈다
돌다가 내장의 것을
모두 쏱아낸다
내 머리속의 것도
모두 쏱아낸다
어제 미워했던 사람들
그제 사랑했던 사람들
모두
빙글빙글 돌다가
녹아내린다
녹아서 사라져 버린다

가끔씩 이렇게 열이 오른다
자꾸 자꾸 열이 오른다
이제는 철 좀 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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