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 싶은 말들

성선경의 목욕탕 가는 남자-소금밭

옆집 사람 2006. 3. 27. 12:37

목욕탕 가는 남자

 

삶의 바닥은 늘 염전(鹽田)이다

발자국마다 고이는 시간의 간수

얼금뱅이 곰보 왕소금

헉헉 나는 목마른 낙타같이 숨이 차

사막의 모래들 같은 혹 떼어버리고 싶지만

쌍봉같이 짊어지고 가야 할 내생애의 소금가마니

달마의 눈꺼풀같이 휙 떼어 던져버리지 못한다

끝끝내 던져버리지 못한다. 그래서

저 소금장수의 짚신같이 늘 간수가 흐르는

내 삶의 바닥은 늘 염전이다

 

오오 저 마흔 몇 해

잘 저린 자반 고등어 한 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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