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술서

옆집 사람 2006. 5. 10. 22:48

자술서

 

이름은 잊어버렸습니다

진짜로 진짜로 기억나지 않습니다

오래전부터

아주 오래전부터

이름없이 그냥 "사람"으로 불리었습니다

 

사람의 모습을 하고는 있었습니다

눈은 두개 코하나 입하나

두개나 있는 눈은

늘 주위를 살폈습니다

하나뿐인 코가 동족의 냄새를 찾아 킁킁댈때

입은 더 굳게 닫혀갔습니다

 

말 할 수 없습니다

말로 할 것이 없습니다

그냥 불리운대로 살았을 뿐입니다

나는

사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