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길을 걸으며
만다라지까지 3.2km라는 표지가 되어 있는 곳을 따라 산길로 들어섰다. 한 쪽은 벼랑이고 한쪽은 하늘을 가리는 나무가 울창한 산속으로 들어서면서 한 10m가면 큰 길이 나오겠지 생각했는데 겨우 한사람이 지나갈 만한 울창한 나무 숲이 끝없이 이어졌다. 쓰러져 있는 나무도 있고 하늘이 가려져 있는 숲은 지나면서 순간 무서운 생각이 들었다. 이러다가 길을 잃으면 어쩌지? 겁을 내는 순간 저 앞 나무 가지에 헨로길이라는 표지가 걸려 있었다. 마음을 가다듬고 다시 겨우 한사람이 지나갈 수 있을 만큼의 좁은 산길을 걸어가면 후드득 까마귀나는 소리가 들리고 또 더럭 겁이 난다.. 길을 잃어 버린 것이 아닐까? 아까 표지를 잘 못 본것은 아닐까? 혼자 어쩔줄 몰라하면 또 저 앞 나무 가지에 길 표시가 걸려 있었다. 그런 산길을 따라 내려 왔다. 다시 돌아 갈 수도 없을 것 같았다. 무조건 앞으로 가는 것 밖에 할 수 없는 길이었다. 얼마쯤 걸었을까? 30분이나 40분쯤? 난 그 길이 몇 시간이나 되는 것 같이 느껴졌었다. 산 길 끝에 농가가 보이고 저멀리 국도가 보이자 겨우 안심했다. 그러면서 생각했다.
우리가 가는 길은 혼자가는 길일 뿐이다. 돌아갈 길은 어차피 처음부터 없었다. 그래서 불안해 하지만 그렇게 불안해 하는 내게 나무에 표지를 걸어놓듯 길을 알려주고 있다. 그러나 난 불안해 하고 길을 잃어버릴까봐 걱정한다. 완전히 믿으면 되는데.. 나는 내가 변덕을 부리면서 믿지 못한다...
순간순간 삶의 방향을 선택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그리고 항상 그 선택에 대해 불안해 한다. 그러나 어쩌면 그렇게 선택하게 된 그것도 미리 정해져 있었던 것은 아닐까?